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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야기/산 이야기

31년전 지리산종주(82年7月 이야기)

82년 합판회사의 연이은 부도로 실업자가된 아버지가 가혹한 신고식을 치르고 한방에 부루스.

내가 할 수 있었던건 휴학하고 군대 가는거 밖에

가기전에 사고 좀 쳤다. 집에 잘 보고 있던 TV를 팔아 친구들과 지리산 여행을 떠났다

재은, 유의 1982년 7월 22일 경전선 완행 열차를 타고 순천, 버스를 타고 구례, 첫날 강가 모래사장에 텐트를 치고 잤는데 피곤한데다 술을 한잔 걸쳐서 인지 새벽에 비가 내려 텐트 밑으로 물이 흐르때 깬거 같다. 좀더 무뎠으면 물에 떠내려 갔겠지. 장마철엔 강가 근처에서 야영을 하는건 위험 천만한 행동인거 같다.

아무튼 비를 흠뻑 맞고 텐트를 철수 했지

23일 비를 맞고 화엄사 야영장으로 이동하여 24일까지 죽쳤는데 옆텐트 형빨들에게 가져온거 나누어 주다보니 나중에 종주때 먹을게 떨어져 엄청 고생 했다.

이틀간을 죽치다가 우리가 여기에 온 목적이 지리산 종주인데 이렇게 하다간 음식물이 떨어져 그냥 부산으로 가야 할 것 같아 친구들에게 이곳을 떠날것을 제의 했다.

유의는 그냥 야영하다  가자, 재은이는 중립, 나는 이곳에 온 목적이 처음부터 지리산 종주 였기 때문에 강행하자 주장했고, 나의 뜻대로 25일 하루종일 비가 내린가운데 오후에 비를 맞으며 코재를 올랐다.

노고단에서 1박을 하고 26일 연하천으로 이동. 평소 운동을 안하던 놈들이 이틀을 걷고나니 온몸이 결리고 다리도 붓고

27일은 세석으로 이동하는데 화엄사에서 이틀동안 죽치면서 비상식량을 거들내다 보니 먹을게 없는데다가 밥을 짓기위한 물을 구할수 없어 하루종일 굶었다.

사실 너무 배가 고파 지나가는 산꾼들에게 엥벌이 했는데 야속하더라 어느 누구 우리가 불쌍하다고 사탕하나 주는 꾼들이 없었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세석에 해지고 도착했다. 밥 해먹을 힘도 없어 재은이가 동전을 모아  대피소에서 사탕을 사와 엄청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이때 재은이는 발에 물집이 생겨 고생했다. 괜히 내가 종주하자고 어거지를 쓴게 아닌지 미안했다.

28일 천왕봉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메모 되어 있는데 내가 보관한 사진중에 이때 지리산 종주 사진은 한장도 없다. 어떻게 된건지 기억이 안난다.

법계사 근처에서 야영을 하고 29일 비를 맞으며 중산리를 내려와 부산으로 향했다.

근 30년전 7박8일의 지리산 종주, 그리고 3일전의 무박종주

후회된다. 자연과 동화되어 즐기지 못하고 허겁지급 시간에 쫓기며 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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