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산 2014년10월호에서 발췌)
산경표(山經表)에 나오는 한북정맥의 흐름을 보면, 백두대간이 남으로 뻗어 내리다 북한 원산 부근 분수령 식개산에서 서남 방향으로 한줄기를 내어 한강과 임진강의 수계를 가르며 흐른다. 이 산줄기는 백암산, 쌍령, 벽력암산을 지나 휴전선을 넘어 군부대들이 점령하고 있는 삼천봉, 적근산 어깨 대성산을 지나 수피령부터 민간인들이 종주할 수 있는 산줄기가 열린다.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 운악산을 지나 포천에서 의정부를 잇는 축석령을 넘으면 이 땅의 수도 서울로 이어진다. 백두대간의 정기가 도봉, 삼각산(북한산) 솟구치고 노고산 지나 비산비야의 고양 땅을 누비다가, 그래도 아쉬운 듯 견달산, 고봉산을 빗고 한강 하구 장명산에서 그 흐름을 멈춘다. 도상거리 약 236km 산줄기다. 그중 종주 가능한 산줄기는 수피령부터 약 160km의 산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장명산을 답사한 결과 한강 하구에서 한북정맥 챌봉이 발원지인 곡릉천을 타고 한참 내륙으로 들어온 곳 곡릉천변 남쪽에 있는 산이다. 그러므로 엄밀히 따진다면 그 당시에 수도를 지키는 수호신격인 도봉산·삼각산(북한산)을 산경표에 끌어들이기 위해 지금의 한북정맥이 된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더욱 더 산줄기 형태가 뚜렷해 생활권을 가르는 경계(수도권과 파주권)를 분수령으로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그려진 것 같은 생각을 해본다.
산경표의 원리대로 한다면 도봉산 오기 전 한강봉과 챌봉 사이에서 서진하는 산줄기를 따라 고령산(앵무봉), 개명산, 박달산 어깨 월롱산, 기간봉을 지나 한강 하구에 있는 오두산(鰲頭山) 통일전망대에서 끝나야 맞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산경표에서 확인해 봐도 장명산은 교하 동쪽 3리에 있는 산이라 표기하고, 오두산은 교하 서쪽 7리이고 한수단강합기하(漢水江合其下)라고 표기하고 있다. 즉 장명산은 교하마을에서 동쪽 즉 내륙으로 3리(1리는 약 0.54km, 1.62km) 떨어져 있고 오두산은 교하마을에서 서쪽으로, 즉 바닷가로 7리(3.78km) 떨어진 곳에 한강물이 여울지는 두 강(임진강과 한강)과 합쳐지는 그 아래에 있다고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임진강을 한강의 지류로 보지 않고 원류로 본다면 오두산으로 가는 산줄기가 온전한 한강의 북쪽 울타리가 될 것이다. 이를 안타깝게 생각한 박성태 선생이 <신산경표>를 집필할 때 이 오두산으로 가는 산줄기를 신한북정맥으로 발표했다. 신한북정맥에 의하면 도상거리 221.3km로 한북정맥보다 약 14.7km 짧으며, 종주 가능한 산줄기는 약 148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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