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악연인지 13년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았는데 폐암 표지자 수치가 높다고 폐CT를 찍어 정밀 검사를 받아 보라는 소견서를 받고 조금은 찜찜했지만 무시하기로 했다. 그런데 평소 술을 엄청 좋아하는 친구놈이 있었는데 이놈이 뭔가 캥기는게 있었는지 매년 건강검진을 안받아, 매일 술 인데 간이 남아 있껬냐며 권유해도 막무가내였다. 한번은 도망 다니다 회사에서 강제로 검사를 시켰는데 결과가 이상 없다고 어린애 처럼 좋아 하던놈이 어느날 속이 안좋아 병원에 갔더니 간암 말기란다. 믿을게 못되는 건강검진 이지만, 화 키우기 전에 D대학병원에 갔다. 폐CT를 찍어 보잔다. 간호원이 동의서를 내밀어 대충 읽고 서명을 하고 예약과로 향하는데 만명에 하나 부작용으로 죽을수 있다는 문구가 자꾸만 눈에 밟혀 되돌아섰다. 비용이 많이 들어도 좋으니 MRI로 변경하자니 폐 단층 찰영은 CT밖에 답이 없단다. 결과는 아무 이상 없어 잊고 지냈는데 3년이 경과한 금년에 건강검진을 미루다 미루다 집근처 B대학병원에서 받았는데 폐결절 소견으로 정확한 판단은 또 폐CT를 찍어봐야 한단다. 결절이 뭐야 폐암, 폐결핵 기분 나쁜 단어가 올라온다. D대학병원에 전화 예약했다. 폐암이면 어쩌지. 예정된 대간길(이화령~차갓재)은 특효약 이었다. 잠시 나마 잊을수 있었다. 월요일 새벽 4시에 일어나 대간길 정리하고 實이와 동행한다. 본인 사주팔자에 과부라는 말이 없으니 안심하란다. 이 아줌씨 옛날 같으면 감히 과부 소릴 못할 나인데. 100세 시대라... 일단 X-Ray를 다시 찍고 진료실로 들어선다. 3년전 챠트와 오늘 챠트가 모니터에 동시에 올라와 있다. 간호원이 건강검진 결과지를 전달 안했는지 그동안 어디가 불편해서 다시 오셨나?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니 오늘 찍은 사진엔 아무런것도 없는데 조그마한 혹은 보였다 안보였다 하니 정확한건 폐CT란다. 동의서에 서명한다. 이전과 두가지가 다르다. 전자 서명과 사망 이라는 단어에서 간혹 중대한 문제가 발생 할 수 있다로 문구가 수정되어 있다. 손등에 꽃힌 주사 바늘이 전에도 이렇게 아팠었나? 다들 아프다 하는걸 봐서 손등 주사가 아픈건지 아니면 간호원 실력이 문젠지. 조영제가 몸속으로 투여될땐 팔에서 가슴 부위가 따뜻해 지는게 기분이 영~, 숨쉬세요, 참으세요 나는 따라 하면서 별 일이 없구나. 살았다. 이제 월요일 되면 최종 결과를 받아 보겠지만 검진때 마다 이상 없는 폐를 왜 시비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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